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연쇄살인 피의자 유영철씨가 검찰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이 유씨에게 달려들자 경찰관이 가슴팍을 발로 차고 있다. /한국일보
고영권기자
어찌 민중의
지팡이라고 자임하는 대한민국 경찰이 국민에게 이럴 수 있는지 통탄을 금치못할
따름입니다.
"이문동
엄마야"라고 피살자 유족임을 알리면서 달려드는데, 마치 흉악범이라도 대하듯
50대 아주머니의 가슴팍을 발로 밀어차 계단 밑으로 날려버리는 실력을 발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무협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했습니다.
물론 유영철이라는
희대의 살인마를 호송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어 신경이 곤두서있고, 만에
하나 범인의 신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뒤따를 책임이 무겁다는 점은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딸을
무참히 살해한 사람의 얼굴을 내 눈으로 보고 싶어서 뛰어갔다"는 어머니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것에 대한 변명은 결코 될 수 없습니다.
더 분노케하는
것은 "유가족을 발을 사용해 제지하려 했던 것이지 폭행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는
김병철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의 해명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발차기 장면은 마침
방송카메라에 잡혀서 뉴스에도 방영되고 일본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는데, 솔직하게
사과하지는 못할 망정 그 "발차기 제지" 영상을 본 국민들을 아예 바보로 만들참인지요.
살인마에게는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까지 사다주면서 별의별 대접을 다해주면서
자식을 잃고 억장이 무너진 부모에게는 고작 이런 대접이라니... 경찰의 처지와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건 정말 잘못한 것이고,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이 어머니는
지난 2월 이문동에서 발생한 의류상가 여종업원 살인사건의 피살자의 어머니입니다.
25살의 꽃다운 나이에 영문도 모르고 살해당한 이 피살자는 광주 출신으로서
SBS 웃찾사에 출연중인 개그우먼 전금선의 언니이기도 합니다.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연쇄살인 피의자 유영철씨가 검찰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이 유씨에게 달려들자 경찰관이 가슴팍을 발로 차고 있다. /한국일보
고영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