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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Wiz(2005-02-24 13:00:22, Hit : 3079, Vote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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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천재가 된 CEO



경영천재가 된 CEO



저 자 : 홍의숙, 이희경
발 행 : 다산북스
정 가 : 10,000 원
PROLOG

♣ 경영천재의 비밀을 하룻밤 소설로 읽는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기업의 해외사업팀을 맡고 있는 B팀장은 첫 번째 코칭세션에서 그 즈음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매일 아침 회전문을 밀고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대로 문을 반 바퀴 더 밀어 퇴근해버리고 싶다.' 로버트 레버링의 '일하기 좋은 기업' 모델을 구태여 인용하지 않더라도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것은 조직원들 간의 신뢰(trust), 일에 대한 자부심(pride), 동료관계에서의 재미(fun) 등 심리적인 요소들이다. B팀장이 몸담고 있는 조직은 망해가는 회사가 아니다.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유지해 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B팀장 자신도 20년 가까이 한 회사에 근무하며 나름대로 성과도 냈고 승진도 하고 있다. 문제는 B팀장에게 즐거움이 없다는 것이요, 조직은 그저 현상유지를 해 나가는 정도라는 것이다.

회사는 너무 어려운데 급여 및 복리후생에만 예민한 직원들을 끌고 나가야 하는 사장, 오로지 실적만으로 평가하는 사장과 협조하지 않는 부하직원들을 둔 중간 관리자, 도무지 존경할 수 없는 상사를 모셔야 하는 괴로운 사원…. 코칭을 통해 수많은 조직원들을 만나다 보면 이러한 초상들이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고 특별히 놀라운 일도 아니다.

직장인에게 '당신의 삶을 주도하는 곳은 어디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당연히 가정과 직장'이라고 즉시 말한다. 다음 질문으로 '당신의 삶을 주도하는 곳에서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하면 머뭇거리며 '글쎄요…'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당신 직장이 변해야 할 것이 무엇이라고 봅니까?'의 질문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지요.' 회사 목표설정, 상사 리더십, 결재 방식, 사원 복리 후생, MT문화 등에 대해 입에서 줄줄이 나온다. '상사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하니까 '정말 우리 회사는 사장님이 바뀌시면 다 괜찮아요.' 또는 '우리 부장만 바뀌면 우리 부서는 아주 즐겁게 일할 수 있어요'라고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그러나 '당신이 변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은 머리를 긁적이거나 '글쎄요…' 하면서 뜸을 들인다.

기업의 발전을 주도하는 근본은 무엇인가? '사람'이라는 답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 중에서 누가? 라는 말이 나오면 대부분 다른 사람들만 바라본다. 분명 누군가 주도적인 제안을 해야 하고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 누군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없는 곳은 없고 리더가 필요하지 않는 곳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뿐 아니라 조직원 하나하나가 리더가 되기 위해 모두 책을 읽고 교육을 받는다. 국내에서 수없이 많은 경영자, 혹은 조직원들을 만나면서 유난히 빛이 나는 사람들을 보았다. 또 겉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도 보았다. 그리고 그들에게선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조직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경영', 즉 '코칭 경영'을 한다는 것이다.

'코칭' 혹은 '코칭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조직의 리더들이 코칭 교육을 받고 있고 코칭을 모르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잭 웰치는 현대사회의 환경변화에 따른 코칭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현대 경영은 분골쇄신의 각오로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물론 관리자들 역시 변화로 눈을 돌려야 한 것이다. 경영진에게만 허락된 정보원을 열어, 팀원들과 정보를 나눌 때만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즉 팀원들과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영진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관리자로서의 특권을 버리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존재 가치는 없다. 앞으로 관리자에게 필요한 것은 코칭스태프로서의 자질이다. 조직원들의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힘 - 코칭 - 이 바로 관리자들이 풀어가야 할 과제이며, 반드시 수행해야 할 임무다."
이제 국내에도 코칭과 관련된 책들이 제법 눈에 띈다. 주로 '코칭은 이러이러한 것이다' 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무엇이든 방법론을 이해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오히려 쉽다. 요는 실행이다. 오죽하면 고대의 철학자들이 '내가 하는대로 하지말고 내가 말하는대로 하시오'라는 말을 남겼을까. 조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신뢰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내가 어떤 방법으로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쌓을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즉, '신뢰'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신뢰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와 해결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칭의 철학과 방법론, 기대사항을 아는 것과 코칭을 실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 책은 코칭의 실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장에서의 코칭 경험을 통해 실제로 경험한 에피소드와 성과들을 묶어 한 편의 소설로 꾸며 보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하는 이 나라의 모든 조직원들이 '과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책에서 자신의 모습, 동료의 모습을 발견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조직원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 불황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국의 세계 최대 글로벌 코치양성전문기관인 CCU(Corporate Coach University)는 '코치는 경영자들이 스스로 전략과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코칭의 개념과 활용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이다. 일례를 들자면 IBM에는 아예 코칭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지금처럼 성장이 부진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일수록 코칭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장기 불황으로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모두들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CEO건 말단직원이건 일하기 힘들다고 난리다. 수출업계는 환율의 하락속도가 너무 빨라 비명을 지르고 있고, 다른 업계도 기지 해외이전, 노사문제 등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무엇이 문제인 걸까? 정말 불황이라는 외부적인 요건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또 다른 요인은 없는 걸까?

이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으려 할 뿐, 안에서 찾아보려 하지 않는 데 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은 한국의 리더들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사장은 사장대로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회사가 자신들의 능력과 열정을 받아주지 않는다면서 좌절한다. 모두들 문제를 '남의 탓,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다.
실제로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해보면 그들 대부분의 약점은 내부적인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개선한 기업들은 성과가 향상되었다 한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해답은 아주 가까운 데 있는지도 모른다.

'코칭'은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또 개선할 수 있도록 자극해준다. 그리고 '경영천재가 된 CEO'에는 코칭의 도움으로 밀어붙이기식 막무가내 사장에서 따듯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거듭나는 CEO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기업의 성장부진, 혹은 리더십, 인간관계 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액세서리 업체 GA인터내셔널의 대표인 강치원, 그는 전문대를 졸업한 후 막노동에서 시작해 주차장 세차일이며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배추장사까지 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해서 모은 돈으로 90년 대 초 GA인터내셔널을 차렸고, 서울 변두리 가정집의 지하창고를 세내 직원 세 명과 함께 시작하였다. 현재 직원 300명의 중견회사를 만들기까지 그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를 지나왔다.
그런데 최근 잘나가던 GA인터내셔널이 갑작스레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하자, 강치원 사장은 그 원인을 유년시절 겪었던 '썩은 사과 인재론'에서 찾는다. 즉 썩은 사과를 하나의 상자에 같이 담아두면 나머지 사과마저 모두 썩어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자신이 신봉하는 인재론에 따라 썩은 사과와 같은 직원을 골라낼 결심을 한다.

강치원 사장은 회사의 매출부진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회의에 임해보면 직원들의 고민수준은 자신에 못 미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내 화를 내고 나와버리기 일쑤이고, 직원들은 자신의 말할 기회마저 잃은 채 강치원 사장의 밀어붙이기식 경영에 대해 갈수록 반발심을 키워가고 있었다. 엉켜진 실타래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강치원 사장은 '21형 리더십'이라는 포럼에서 아이앤코칭 대표 김재은을 만나고 그녀가 던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에 묘한 기분을 느꼈다. 강의가 끝나고 강치원 사장의 눈에 띈 것은 김재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HDT의 이 사장이었다. 그리고 강치원 사장은 이 사장으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최근 자신의 기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요인이 바로 코칭 때문이었다고 한다.
회사로 돌아온 강치원 사장은 김재은 대표로부터 받은 명함을 들고 한참을 생각에 잠긴다. '아이앤코칭은 회사의 시스템이나 전략적 측면보다는 인간적인 측면(Human-side)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즉 코칭이란 직원 개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최상의 능력과 적성을 계발하는 과정입니다'라는 김재은 대표의 말이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

'혹 컨설팅을 통해서도 발견되지 않은 문제점이 이것은 아닐까?' 곰곰이 따져보면 그가 답답해하는 것은 회사의 시스템이라기보다는 개개인들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복지부동한 자세, 그리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직원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이 상태로는 암담한 미래밖에 보이지 않았다. 생각이 그 즈음에 이르자 그는 어쩌면 코칭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GA인터내셔널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는 코칭을 실행하기로 결정하고 아이앤코칭의 김재은 대표를 만난다. 하지만 그가 내심 생각하는 코칭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코칭을 통해 직원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것을 연봉협상에 반영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GA인터내셔널 관리이사와의 만남을 통해 강치원 사장의 황당한 계획을 듣게 된 김재은 대표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강치원 사장에게 코칭의 의미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라는 메일을 보낸다.
김재은 대표의 메일을 보고 불쾌해진 강치원 사장은 코칭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HDT의 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사장의 확신에 찬 추천과 직원들에게 코칭을 한다고 이미 공표한 뒤라 선택의 여지가 없이 코칭을 진행한다.


회사의 매출활로를 물색하던 강치원 사장은 영업부장을 다그친다. 영업부장은 강치원 사장이 시키는 대로 우선 자신들이 쥐락펴락하는 협력업체에 연말연시 선물용으로 강제로 떠넘기지만 그 수는 한정되어 있어, 좀처럼 판로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강치원 사장은 김재은 대표로부터 조직 진단결과를 듣고 깜짝 놀라게 된다. 자신은 당연히 조직 진단결과가 나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결과는 딴판이었다.
평균 3.5점대를 기록하고 있어 양호한 편이었고, 다만 몇 개의 항목에서만 낮은 점수가 나왔다.
1차 보고서 결과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의 마비와 유능한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업무 외적인 고민이나 관심사가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고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는 게 두드러진 문제였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CEO 및 임원, 자신의 상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었다.
전체적인 평가로 GA인터내셔널은 가능성이 높은 조직이라는 말에 강치원 사장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회사 내에서는 썩은 사과 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들이 아닌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에 있었다니. 강치원 사장은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다.

한편 강치원 사장은 매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캠페인을 벌인다. 아이앤코칭의 김재은 대표도 캠페인 장소를 방문을 했고, 그녀는 이 기회에 핸드백을 하나 구입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그곳에 전시된 제품 중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골랐는데, GA인터내셔널의 직원은 의외로 더 싼 제품을 권했다. 제품은 손님에게 어울리고 꾸준히 사용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곳에서 김재은 대표는 강치원 사장의 직원들이 결코 무능하지 않음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판촉캠페인을 마치고 아이앤코칭은 맨투맨식으로 직원들을 면담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가장 까다로운 사람은 바로 영업부장이었다. 영업부장은 가정집 지하창고를 빌려 액세서리 하청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발로 뛰며 사업을 일궈 낸 GA인터내셔널의 산증인이었다. 하지만 백화점 실세와의 술자리에서 '모 대학을 나온 놈들은 다 비루먹을 놈들이다'라고 실언을 하여 그 후 강치원 사장과의 사이가 급격히 틀어지고 만 인물이다. 영업부장과 면담한 아이앤코칭에 수석코치는 이 앙금을 제거해야 문제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만난 사람은 관리이사였다. 관리이사는 서른 중반의 여성으로 이십대에 직장생활을 하고 10년 만에 재취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결혼생활 10년은 그녀를 사회에서 도태시켜 버렸고, 그녀는 자신을 취업시켜준 강치원 사장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항상 사소한 실수조차도 저지르지 않으려 노력했고, 괜히 뽑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불안해했다. 그야말로 각박한 일상을 계속했던 관리이사에게 코치는 자신의 돌아볼 기회가 될 질문지를 주었다.


GA인터내셔널의 재원 중 특히 뛰어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디자인팀을 이끄는 중추적인 인물 신 대리였다. 신 대리는 프랑스의 디자인 전문스쿨을 뛰어난 실력으로 졸업했고 업계 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런 신 대리가 갑자기 관리이사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경쟁사로 간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신 대리가 받게 되는 연봉은 지금의 80%수준이라는 것이다. 관리이사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유인 즉, 실적위주로 평가받는 직장보다는 터놓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직장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관리이사로서는 강치원 사장에게 예쁘고 잘난 사과로 취급받고 있는 신 대리의 사표를 미뤄야만 했다. 후임자가 올 때까지 사표를 보류하라는 말로 신 대리를 설득해 간신히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코칭받기를 탐탁지 않아 하는 강치원 사장을 설득하는 데 진땀을 빼고 있었다. 스스로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김 대표가 보여준 테스트 결과를 본 강치원 사장은 낮을 찌푸렸다. 15점 만점의 듣기평가 점수가 고작 5점이었다. 평소 리더로서의 완벽한 자질을 갖췄다고 생각하던 강치원 사장에게는 충격적인 점수였다.
강치원 사장은 어려운 숙제를 받은 학생처럼 며칠을 고민을 해야 했다. 결국 그가 고안해 낸 것은 직원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것이었다. 단 자신이 대화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직원들의 말을 경청해보기로 했다.

대화의 주제는 개인적인 고민부터 회사의 일까지 무척 다양했다. 그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강치원 사장이 느낀 것은 하나였다.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고유한 개성과 가치를 지닌 존재라는 것이다.
강치원 사장은 직원들의 불만을 수렴해 커피 자판기 값을 내리고 위생 좋고, 맛좋은 커피를 제공했다. GA인터내셔널이 입주한 건물에 가면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소문이 나자 인근 회사의 직원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했고, 여기에 한 직원이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로비에 GA인터내셔널의 액세서리를 진열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사람이 몰리니 자연히 판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는데, 이 아이디어가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로비에 액세서리 진열장을 마련한 뒤로 커피를 마시러 온 다른 회사의 직원들이 호기심을 띠고 진열장의 물건을 구경하다 구입하기 시작했다. 물론 대량의 물량이 직접 구매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브랜드인지도가 향상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강치원 사장은 회사의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직원들과의 연말모임을 가졌다. 본사직원 백여 명과 직영 매장 그리고 전국대리점의 책임자들이 한데 모인 파티였다. 사내 댄스 동아리의 회원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직원들이 장기자랑을 하며 실력을 뽐내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썰렁함 그 자체였다.
이 자리에서 강치원 사장은 직원들에게 칭찬하는 시간을 갖기로 김 대표와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 번도 칭찬을 해본 적이 없는 강치원 사장이 직원들에게 칭찬을 하기란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어렵게 시작한 칭찬이었는데, 점차 강치원 사장의 칭찬에 대해 놀란 직원들의 반응은 감격으로 바뀌었고, 누구보다도 감동을 받은 사람을 바로 강치원 사장 자신이었다.
김재은 대표의 강압에 억지춘향식으로 칭찬의 시간을 가졌던 강치원 사장은 그날 가슴 떨리는 경험을 했다. 단지 그들을 아끼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직원들이 그렇게까지 좋아할 줄 몰랐다. 그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강 사장은 문득 깨달았다. 경영 리더는 항상 자신을 믿고 따르는 직원들에게 언제나 그들을 아끼고 있음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연말모임이 끝난 뒤 GA인터내셔널의 직원들에 대한 개인 코칭이 이뤄지며 하나 둘씩 결과가 쌓이기 시작했다. 코칭의 결과 직원들 개개인은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직원들의 이상을 취합해 발전을 해나가야 할 회사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논의하던 코치들은 이제 개개인에 대한 집중적인 코칭을 실시한다.

강치원 사장은 연말모임 뒤로 코칭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 직원들과 자신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 연말 모임의 칭찬효과 때문이다. 스스로도 칭찬이 창출하는 효과가 그 정도일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강치원 사장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고무적인 변화였다. 변화의 가능성을 보이는 강치원 사장에게 김 대표는 일곱 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강치원 사장은 김 대표가 내민 질문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가 기대하는 회사의 모습은 무엇일까? 정말 예전처럼 썩은 사과는 죄다 골라내고 실적만 왕창왕창 올리는 회사였던가?
강치원 사장은 일곱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코칭이 계속되면서 강치원 사장은 회사가 조금씩 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강치원 사장 자신이었다. 어쩌면 회사는 그대로일지 몰랐다. 단지 부정적인 면만 조목조목 파헤치던 그의 시선이 긍정적인 면으로 돌아선 것일지도.
강치원 사장은 김 대표의 권유로 코칭으로 성공한 휴대폰제조업체인 KPT를 방문하게 되고 그곳의 직원들을 보고 놀라게 된다. 강 사장의 회사의 직원들과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었다. 직원들이 먼저 다가와 사장에게 말을 걸고 함께 식사를 하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리고 휴대폰제조업체이다보니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습관처럼 행해지고 있었다. 이는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히 하는 통로가 되어주었고, 서로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강치원의 그곳의 대표인 정 사장을 만나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은 항상 문제의 원을 밖에서만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내부에 있었다. 바로 직원을 바라보는 잘못된 태도였다. 직원과 함께 갈 때만이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절감했다.
KPT의 견학 후 강치원 사장은 일곱 가지 질문의 답이 선명히 머릿속에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전까지 그가 원했던 회사의 미래상과 차이가 많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냥 둘 사이를 원만히 혼합하는 방법은 없을까, 혹 내가 무턱대고 코치와 직원들에게 끌려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즐겁게 일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KPT 직원들의 모습이 선명히 박혀 있었다.

강치원 사장은 사표를 내겠다는 디자인팀 신 대리와 식사를 하며 그녀에게 자신이 집적 쓴 쪽지를 건넸다. 깨알 같은 글씨로 쓴 쪽지에는 그의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자신을 반성하고 앞으로 더 좋은 회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쪽지를 받은 신 대리는 그를 믿고 더 일해보기로 마음을 고친다.
강치원 사장과 사내의 전 직원들이 일곱 가지 질문에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아가는 동안 '아이앤코칭'의 김재은 대표와 수석코치들 또한 전략회의를 가졌다. 그들은 그로우모델(GRROW MODEL)을 투입하기로 결정한다.
  • G (Goal : 목표 정하기)
  • R (Reality : 현실 파악하기)
  • R (Recognition : 핵심니즈 인식하기)
  • O (Option : 가능성 탐색하기)
  • W (Will : 실천의지 확인하기)
강치원 사장은 일곱 가지 질문과 그로우모델(GRROW MODEL)을 토대로 자신이 원하는 회사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했다.

강치원 사장이 목표로 세운 것은 '직원들이 주체가 되는 언제나 밝고 명랑한 일터를 만들도록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멋진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썩은 사과를 골라내 예쁜 사과만 남기고자 했던 목표가 이제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현실파악에 있어 회사의 억눌린 분위기도 자신에게 원인이 있었음을 솔직히 수긍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강치원 사장은 워크숍을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일을 앞당겨 주말을 이용해 2박 3일간, 속초의 기업연수원에서 열린 GA인터내셔널의 워크숍은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외부강사를 초청해 올해의 경제전망에 대한 심도 있는 강의가 이루어졌고, 현재 국내를 비롯해 외국의 액세서리 시장의 경향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빡빡한 일정에서도 저녁에는 레크리에이션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일정으로 강치원 사장이 가장 신경을 쓴 그로우모델(GRROW MODEL)에 대한 종합토론이 이뤄졌다.
직원들은 우선 각자의 팀별로 그룹토론을 거쳤다. 토론은 개개인이 그동안 고민해서 만든 조직 내에서의 자신의 발전목표와 방향, 실천의지, 그리고 실천유무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의 진행순서였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아이앤 코칭'의 수석코치들이 보다 객관적인 진행을 위해 팀별로 한 명씩 배치되었다.
그로우모델(GRROW MODEL)을 실행하는 방법으로는 SMART공식을 적용했다.
SMART공식의 필요성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목표를 설정했어도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면 대개의 참가자들은 금세 목표를 상실하고 말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즉 변화의 양상을 그때그때 체크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 S (Specific : 구체성)
  • M (Measurable : 측정이 가능)
  • A (Attainable : 실천 가능)
  • R (Reality : 현실성)
  • T (Time bounded : 마감시간) 의 세부적인 평가로 나눠 참가자가 꾸준히 목표를 위해 실천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방법이었다.
코칭을 시작하자 직원들은 하나 둘씩 마음에 있는 말을 꺼냈다. 너무 뛰어난 외모 때문에 남자들과 구설수에 오른 여직원, 세상에서 가장 멋진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디자인팀의 신 대리, 그리고 이제는 직원들에게 스스럼없이 농담을 하는 강치원 사장.
변화의 절실함을 절감하는 순간, 그리고 진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이상, 또 이번의 워크숍으로 서로의 목표를 취합, 회사의 발전을 위한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낸 이상, 이제 GA인터내셔널은 앞으로 어떠한 어려운 일이 생겨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강치원 사장의 칭찬만 하는 것이 한계에 다다르자, 김재은 대표는 강치원 사장의 칭찬일지를 들여다보았다. 그의 칭찬은 천편일률적이었다. 언제 어느 부서의 누구에게 어떤 칭찬을 했다는 게 간략히 적혀 있을 뿐이다.
사실 강치원 사장은 요 근래 입이 근질거려 죽을 맛이었다. 분명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직원이 눈에 띄는데 칭찬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지적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치원 사장의 칭찬일지의 기록은 바로 그 부분에 맹점이 있었다.

칭찬만 있을 뿐, 잘못에 대한 지적이 없는 것. 그것은 반쪽짜리 칭찬일 뿐이었다. 칭찬은 칭찬대로 꾸준히 해야 하지만 잘못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적이 꼭 필요한 법이다. 코칭에서는 이것을 발전적 피드백 스킬로 해결하고 있었다.
발전적 스킬이란 의외로 간단한 것이었다. 실수를 하는 직원들을 보면 그냥 넘길게 아니라 지적을 하는데, 그 지적의 방법이 직원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하라는 것이었다.
김 대표와의 면담 후, 강치원 사장은 곧바로 칭찬의 방식을 수정했다. 칭찬은 칭찬대로 하면서 칭찬일지에 실수를 한 직원에게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는가 하는 것까지 기록을 했다. 처음에는 제대로 된 발전적 피드백 스킬의 방법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신의 기록을 반추하면서 그의 실수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강치원 사장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면서, 그는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직원들과 대화를 위해 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한 강치원 사장은 메일을 확인하다가 중소기업청에서 온 메일을 발견한다. 내용인 즉 GA인터내셔널이 이번 중소기업청의 수혜대상가능기업에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강치원 사장은 지금이 회사의 온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하고 긴급히 회의를 소집한다. 그런데 회의 과정에서 영업부장과의 마찰로 인해 강치원 사장은 또 다시 화를 내고, 영업부장은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그동안의 소원했던 이유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탓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으면서도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음을 깨달은 강치원 사장은 뒤늦게 후회를 거듭했다.

강치원 사장은 영업부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영업부장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강치원 사장은 음성을 남겼다. 그 전에 둘이 잘 가던 포장마차에서 보자는 내용으로….
한 시간 늦게 나타난 영업부장은 강치원 사장과 한 잔 두 잔 소주를 마시는 동안, 어느새 예전의 형과 아우로 돌아가고 있었다.
강치원 사장은 이렇게 쉽게 풀릴 거면서 4년을 곪은 채로 지내온 지난 세월이 너무나 아쉬웠다. 아무리 실타래가 이리저리 엉켜 있어도 결국엔 실의 한끝으로 찾으면 되는데 말이다. 강치원 사장은 영업부장과의 오해가 풀리자 이제는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중소기업청에서 심사하는 항목은 수십 가지가 넘었다. 그러나 가장 큰 가중치를 부여하는 항목은 기업의 종합적인 이미지와 올해, 각 회사가 출시하는 제품들에 대한 아이디어였다. 이미 선발된 3사 모두 경영이나 재무구조 상으로는 탄탄한 기업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는 특별한 격차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결국 회사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과 올해 신상품의 아이디어가 대세를 가를 터였다.
강치원 사장과의 앙금을 푼 영업부장은 의욕적으로 의견을 피력했고, 다른 직원들도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순조롭게 모든 일이 진행되고 있던 중 GA인터내셔널의 부산매장에 큰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한 본사 강치원 사장과 직원들은 함께 부산으로 내려간다. 달라진 강치원 사장은 이 자리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현장을 지휘한다. 강치원 사장의 그런 모습에 직원들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였고, 그 것은 회사구성원 모두를 한데 뭉치는 계기가 된다.

하나가 된 GA인터내셔널은 중소기업청의 경쟁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다. 강치원 사장과 영업부장, 관리이사, 그리고 광고담당자는 열띤 발표를 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 후로는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감 있게 발표를 하는 강치원 사장의 모습에 부서장들은 깜짝 놀랐다. 강치원 사장 자신도 자신이 그렇게 잘 했는지 스스로가 의문스러울 정도였다.


최선을 다한 경쟁프레젠테이션은 그 결과뿐 아니라 참가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소득이 있었다. 바로 직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움직이게 된 것이다. 그 후 회사 분위기가 달라진 GA인터내셔널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대하던 중소기업청 자금마저 확보하게 되고 그 후 목표를 향해 똘똘 뭉친 회사로 거듭난다.

저자소개

홍의숙
    미국 오타와대학에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 과정, 서강대학교 산업조직심리학 과정을 수료했다. 10여 년 동안 삼성그룹, 현대전자,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국내 수십여 회사에서 3천여 명의 임원 및 간부사원들의 코치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경영자들의 고민을 들어왔다. ‘코칭클리닉’,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데일 카네기 코스’의 강사로 활동하였으며, 「머니투데이」 칼럼리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 ‘인코칭’ 대표를 맡고 있다.


이희경
    연세대학교 졸업.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인코칭의 코칭스킬 교육 프로그램 '코칭포유'를 창안. 현재 (주)인코칭의 이사를 맡고 있으며, 코칭 컨텐츠 R&D, 임원 코칭, 코칭포유 FT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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