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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의 최후진술  

요즘들어 왠지 70년대 말의 정세에 자꾸 관심이 갑니다.  아마 박근혜의 정치활동을 비롯하여, 드라마 "영웅시대"와 "제5공화국", 그리고 영화 "그때 그사람들" 등을 통해 여전히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인 일로 인식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정희 전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는 아직까지도 논란의 주인공입니다.  왜 박정희를 암살했는지에서부터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의사인지, 아니면 비열한 반역자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작년 12월에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이미 정부에서 결론을 내린 상태입니다.

군사정권이든 참여정부든 비록 독재자이긴 하나 대통령을 살해한 반역자를 민주화인사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건 인지상정일테지만, 아직 총체적 진실이 드러난 바가 없으므로 논쟁할 바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 권력서열 2~3위의 위치에서 권력의 단맛을 한껏 맛보며 재야인사들을 탄압해온 사람이므로, 목숨을 걸고 권력에 맞서 투쟁해온 민주투사들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재야인사인 김수환 추기경과 박정희의 만남을 주선하고 교류를 지속하며 재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였으며, YH사건의 진상을 보고 박정희에게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였고, 부마사태 당시 "캄보디아에서 100만을 죽였는데, 몇만명 죽이는게 대수냐"며 부산을 탱크로 뭉게버리겠다는 차지철에 맞서 무력진압을 반대하는 등 권력의 핵심인물중 그나마 깨어있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박정희에게는 지속적으로 하야를 간곡하게 권해왔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역사의 몫이라고 생각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는 자칫 종신집권체제로 갈지도 몰랐던 박정희의 독재를 총알 한 발로 종식시켰으며, 거사 직전부터 합수부 조사, 법정진술, 옥중수양록, 사형집행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일관성있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법정 최후진술을 소개해 드릴테니 과연 그가 반역자인지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의사인지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겨봅니다.

".....여러분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여야 합니다.  이것은 내가 새삼스럽게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건국의 이념이요, 우리의 국시입니다.  수 없이 많은 국민들이 희생을 치르고 전체 국민이 수난을 당하고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입니다.  무슨 이유로든 이것은 말살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72년 유신과 더불어 까닭없이 말살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하여 유신체제는 국민을 위한 체제가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 각하의 종신 대통령 자리를 보장하기 위한 체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나는 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이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의무와 책임은 있어도 이것을 말살할 권한은 누구로부터 받을 수도 없고 절대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에는 모순의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특히 체제에 대한 반대의 소리가 높아지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라는 소리가 높아지자 긴급 조치 9호가 75년에 발동되어 수많은 사람이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이 불은 꺼지지 않고 탔고 번져 갔습니다........

저의 10월 26일 혁명의 목적을 말씀드리자면 다섯 가지입니다.

첫번째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인요, 두번째는 이 나라 국민들의 보다 많은 희생을 막는 것입니다.  또 세번째는 우리 나라를 적화로부터 방지하는 것입니다.  네번째는 혈맹의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가 건국이래 가장 나쁜 상태이므로 이 관계를 완전히 회복해서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국방을 위시해서 외교 경제까지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서 국익을 도모하자는 데 있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다섯번째로 국제적으로 우리가 독재 국가로서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씻고 이 나라 국민과 국가가 국제 사회에서 명예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저의 혁명의 목적이었습니다.  이 목적은 10.26혁명 결행 성공과 더불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해결이 보장되었습니다. .......  심판장님, 심판관님, 여러 날 계속되는 재판에 매우 피곤하시겠습니다.  또 오늘 제가 이 장황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경청해주시니, 마지막 이 세상을 하직하고 가더라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움은 간직하고 가겠습니다.  나는 오늘 마지막으로 이 나라에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켜놓았다.  20∼25년 앞당겨놨다하는 자부, 이것은 누구의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이 자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가 만만세가 되도록 기원하고, 또 10월 26일 민주회복 국민혁명이 만만세가 되도록 저는 기원합니다.  다만 내가 이 세상을 빨리 하직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가 이 나라에 만발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가는 그 여한이 한량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기약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못 보았다 뿐이지 틀림없이 오기 때문에 나는 웃으면서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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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유감  

토요일밤 우연히 KBS의 심야토론을 보게되었는데, "국민연금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여야의원, 시민단체, 대학교수 등이 나와 국민연금의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열띤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누구나 인식하고 있듯이 국민연금은 현재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저출산 등으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그 고갈시점은 전문가들에 따라 향후 10년 후부터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정부조차도 공식적으로 2047년을 고갈시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인들은 급여액의 9%의 국민연금을 매달 납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주가 절반을 부담하므로 실제로는 4.5%를 납부하는 것이죠.  현재 정부에서는 이를 15.9%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그럼에도 장차 국민연금의 혜택을 볼 시기가 되면 지급되는 급여액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다 좋습니다.  국가에서 제 미래를 걱정해 나름대로 방안을 마련해준다고 하니 이보다 고마운 일이 어딨겠습니까.  저보다 똑똑한 전문가들이 나서서 구조적인 문제를 고쳐준다고 하니 대찬성할 일입니다.  제 가처분소득은 연금인상률만큼 줄겠지만, 국민연금 자체가 붕괴된다는데 어떡하겠습니까.

그러나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연금문제는 뜨거운 감자라 정부나 정치권에서 누구도 책임있게 나서지 않고 미봉책으로 당장의 위기만 넘기기에 급급합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해소해야 연금재정 위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라면 15.9%로 인상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연금납부액이 소득의 20% 이상으로 인상되고, 급여 역시 더 축소시켜야 하지만, 국민적 저항 때문에 일단 15.9%를 제시한 것입니다.  소득의 20% 이상을 국민연금으로 뗀다고 하면 정말 민란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추가 인상 및 추가 급여축소는 이후 정권으로 미루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때마다 똑같은 논리를 들이댈 것입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국민연금이 위험하기 때문에 납부액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현재 구조에서는 결국 언젠가는 소득의 20% 이상을 연금으로 떼가는 날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관료들의 정책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신있고 미래지향적인 정책 결정을 위해서겠죠.  그러나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현재 구조를 만든 노태우정권을 탓하고 있지만, 당시의 관련자중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제 토론을 보면서 답답한 점도 저 자리에서 떠들고 있는 사람들 역시 개선 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민의 돈을 차압해 놓고 말입니다.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큰 선심이라도 쓰듯이 개정된 연금법에는 "국민연금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조항을 넣겠다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겁니까?  공무원들이 외국에 나가 수익사업을 해 돈을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모든 재정이 국민의 세금인데 국민연금이 잘못될 경우 결국 그만큼 세금 더 걷어 책임지겠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 아니겠습니까.  또 후대의 정부가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법을 다시 고치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2049년에 고갈된다는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납부액인상이니 급여축소니 야단이지만, 정작 이미 고갈되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어 재정을 메꾸기 위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에 대해서는 모르쇠입니다.  이 세가지 연금은 현재 국민연금보다 지급되는 급여액이 1.5배 정도 더 많습니다.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의 납부액 인상과 급여액 축소는 발등의 불인데도 손을 대지않고, 국민연금만 가지고 떠드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지요?  이미 고갈된 것은 내버려두고 44년 후에 고갈될 국민연금이 더 문제라니 너무 미래지향적이네요.

현행 국민연금은 현재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미래를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할뿐더러, 소득재분배 기능을 갖추지도 못한 제도입니다.  생계가 어려워 당장 1~2만원이 아쉬운 저소득층에게 매월 몇만원씩 납부하는 국민연금은 매우 큰 부담입니다.  반면 월 345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월소득이 얼마던지 똑같은 액수를 납부합니다.  월 345만원을 버는 사람과 매월 수천만원을 버는 사람의 납부액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납부한 액수에 따라 지급액도 달라지긴 하지만, 이런 제도를 놓고 소득재분배니 복지제도니 하는 것은 분명 어폐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은 고용과 내수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직장가입자의 연금납부액의 절반은 사업주의 부담입니다.  국민연금은 지금도 사업주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정부안대로 납부액이 현재의 2배 가까이 인상되면 경영부담이 심화되어 고용증대는 커녕 구조조정을 안하면 다행일 것입니다.  또한 심각한 실업문제와 함께 근로자의 실질소득 감소로 인해 내수경기 회복 역시 요원한 꿈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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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미스테리  

한국 현대사의 미스테리인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실종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25년이 흘렀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갖가지 소문과 추측이 있어왔지만 대체로 박정희 정권에 의한 암살설에 대해 공통점이 모아졌습니다.

김형욱은 박정희와 함께 5.16 쿠데타를 일으켜 6년동안 중정부장으로 재임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속칭 "팽" 당한 후 미국으로 망명해 청문회 등을 통해 박정희 정권의 비리를 폭로하다, 급기야는 박정희의 사생할과 사상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김형욱 회고록"을 출간한 후 79년 파리에서 실종되었습니다.

최근 시사저널에서는 김형욱의 암살을 현장에서 지휘했다는 중정의 비선 특수공작원의 주장을 내세워 "김형욱이 여배우를 내세운 유인공작에 말려들어 파리에서 납치된 후 양계장의 사료분쇄기에서 닭모이로 처리했다"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제 아래에 제가 펼칠 논리를 잘 이해하려면 해당 기사 및 관련 기사들을 모두 섭렵하시길 강력하게 권합니다. (☞시사저널 기사보기)

커버스토리로 실린 이 기사에서는 공작원의 잠입 및 탈출 루트, 납치 수법, 살해방법 등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정황들과 배경, 그리고 관련자들의 인터뷰 기사들을 함께 게재하는 정교한 장치를 통해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며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는데, 기사 내용중 몇가지 의혹이 가는 부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먼저 김형욱을 제거한 장소가 "파리 교외의 한적한 농가 양계장"이라고 밝혔으며, "노인 한사람과 사나운 개들"이 지키고 있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개가 짖지 않도록 조치하는 특수 훈련을 받았다고 했는데, 개는 짖지 않을지언정 시골의 조용한 밤에 사람을 닭모이로 처리하는 분쇄기 소음은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지금도 분쇄기의 소음은 상당한 수준인데 25년전의 모터기술 및 분쇄기술이면 대낮에도 상당히 시끄러웠을 터입니다.  당연히 노인이 잠에서 깨지 않았을까요?

또 기사상에는 암살을 지시한 사람을 청와대 경호실장인 차지철을 지목하면서, 중정의 공식라인에서는 납치 및 암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당시 중정부장 김재규와 경호실장 차지철 사이에는 권력을 둘라싼 갈등이 심각했습니다)  그러나 기사내용대로 차지철이 중정의 비선 공작원과 프랑스의 중정조직을 장악해 비밀리에 움직였다 치더라도, 상황이 명쾌하게 설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시사저널에서는 차지철 지시설에 대한 근거로서 당시 중정 해외정보국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는데, 오히려 이 인터뷰에서 더 의혹이 생깁니다.

중정은 미국에서 24시간 김형욱의 동향을 체크했으며, 우방국 정보기관 즉 CIA와의 협조도 잘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중정 해외국장이 직접 밝힌 것이니 물론 중정 공식라인을 통해 이뤄진 일이죠.  그런데 김형욱같은 요주의 인물이 단신으로 프랑스로 출국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인데 공식라인을 통해 상부에 보고가 되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정 상부에서는 김형욱의 행적에 대한 감시를 비롯한 모종의 조치들을 중정 파리지부에 특별지시 했을테고, 파리지부는 이를 차질없이 수행할 책임을 떠맡게 되었겠죠.

그러나 실종사건 후 중정 파리책임자를 한국으로 소환해 짧은 조사를 마친 결과가 고작 "별 것이 나오지 않습니다" 입니다.  만약 정말로 중정에서 파리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고 있었더라면, 김형욱을 파리에서 감시할 중책을 지고 있던 이 책임자는 엄중한 문책을 당했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는 조사가 끝난 후 무사히 프랑스로 돌아갔습니다.  해외정보라인 전체가 문책을 당해도 부족할 판에 현장책임자를 비롯해 아무도 문책당한 사람은 없었던 것이죠.

또한 이해가 되지 않는 기관은 CIA입니다.  당시 미국내에서 중정과 CIA의 협조는 잘 이루어졌으며, CIA 입장에서도 김형욱은 중요한 인물입니다.  항간에 김재규가 미국의 사주로 박정희를 암살했다는 풍문이 나돌 정도로 당시 미국과 박정희의 관계는 소원했으며, 이런 상황에서 박정희의 치명적 약점들을 줄줄이 꿰고있던 김형욱이 미국에 망명해 있다는 것은 그들로서도 활용가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김형욱이 경호원도 없이 혼자서 프랑스로 출국하는 것은 CIA로서도 중요한 사안이었을테고, 파리에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체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당시 세계 2위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프랑스 정보부의 행적 역시 묘연합니다.  이들도 분명 김형욱의 입국 사실을 알고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일본에서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인해 일본정부가 난처해지고 한국과 외교갈등을 빚은 사건은 전세계가 알고있는데, 박정희가 제거하지 못해 혈안이 되어있는 정치적 망명객이 프랑스에 입국한다는 것은 프랑스로서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지 않겠습니까.  이들 역시 김형욱을 체크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던 거죠.

아무튼 이런 상황에도 김형욱은 아무도 모르게(또는 여러 정보기관의 묵인속에) 실종되었습니다.  누가 왜 납치해서 어떻게 했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제 생각에는 시사저널의 양계장 처리 주장 역시도 지금까지의 여타 다른 설들과 큰 차이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더 긴 시간이 흐른 후 진실이 밝혀질 수도 있지만, 영원히 묻힐 수도 있을 것 입니다.  김형욱을 누가 왜 납치해서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여러분에게 던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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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종량제  

요즘 인터넷에서는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라는" 인터넷 종량제 도입을 둘러싸고서, KT와 네티즌들과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초고속인터넷 업계나 정통부는 KT의 편을, 포탈 등 인터넷 관련 업체들은 네티즌의 손을 들어주는 형국이라 앞으로 대격돌이 예상됩니다.

저는 인터넷 관련 업체에서 일을 하고, 인터넷이 없이는 하루도 지내기 어려운 여느 네티즌중 한 명이지만 종량제 도입 문제에는 일단 찬성을 합니다.  초고속인터넷은 이동통신과 유사하게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지만 민간기업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위해서는 기존 회선과 장비의 유지보수는 물론, 트래픽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장비와 회선의 증설이 필요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인프라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트래픽은 매년 2배씩 증가하는데 요금은 그대로"라는 KT 사장의 주장도 공연한 엄살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이 비용을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는데, 가입자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가입자가 균등하게 나눠서 내는 것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맞지 않는 매우 불합리한 일이 되겠죠.  KT의 사장의 말마따나 "이용시간이 적은 농촌사용자가 도시사용자의 요금을 대납"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P2P 등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대량의 자료를 주고 받는 사람과 하루에 1~2시간 웹셔핑 등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의 요금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에서는 사실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종량제에는 무의미한 웹셔핑 등으로 낭비되는 시간과 트래픽을 막고, 온라인 게임 등에 대한 중독으로 인한 사회 문제, 어린이들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을 줄이는데도 어느정도 기여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종량제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고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시간 단위 종량제가 아닌 전송되는 패킷 단위로 과금해야 합니다.  지금은 컴퓨터를 켜는 순간부터 종료할 때까지 항상 인터넷에 접속되므로, 시간 단위 과금은 불합리하며 종량제의 취지도 살리지 못합니다.  둘째. 많은 이용자에게 요금 인하의 혜택이 돌아가야 합니다.  현재 이용량을 기준으로 상위 10% 사용자는 요금의 대폭 인상을, 11~30%는 소폭 인상, 그리고 그 이하 31~50%는 현행 수준의 요금이 부과되고, 51~80%는 소폭 인하 효과와 함께 최하위 20%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인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70% 정도의 이용자가 인터넷을 현재와 동일하게 사용할때 요금이 현상유지 또는 인하되는 결과가 나타나야 합니다.  KT의 종량제 도입 명분중 하나인 "상위 10% 이용자의 과다 트래픽" 논리대로라면 이렇게 가는게 맞겠죠.

셋째. 인터넷 속도와 안정된 품질을 보장해야 합니다.  본래 종량제 도입과는 별개로 당연히 보장되야 하는 문제이지만, ISP에서는 대량 트래픽 유발자를 핑계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는 종량제에서는 속도와 품질을 철저하게 보장하고, 기준 미달시에는 손해배상 책임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넷째. 스팸메일이나 웜, 바이러스 등 가입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스팸메일을 받는 것도 짜증나는데, 스팸메일 때문에 허비한 트래픽에 돈까지 물리는 것은 어불성설 입니다.  다섯째. ADSL, VDSL, 엔토피아 등 1Mbps~100Mbps까지 다양한 속도를 갖는 여러 상품간의 형평성 문제입니다.  동일한 파일을 1분만에 받는 사람과 100분 동안 받는 가입자들이 똑같은 요금을 내는 것도 공평치 못하므로, 이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된 종량제를 시행한다면 대다수의 선량한 인터넷 사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면서, 과다 트래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합리적이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초고속인터넷 업체는 종량제를 명분으로 사용요금을 인상하려는 시도 대신에 경영합리화와 비용절감, 불공정 출혈경쟁의 중단과 함께 다양하고 편리한 부가서비스 개발을 통해 ARPU(가입자당 매출액)를 높이는 방법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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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오늘낮 서울의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면서 봄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수치상의 기온뿐 아니라 체감상으로도 봄이 왔다는걸 확연히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비록 올 겨울은 서울에 눈다운 눈도 제대로 내리지 않았고, 보일러와 수도관을 동파시킬 위력의 큰 추위도 없었지만 아무튼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온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봄을 맞아 집도 청소하고, 차도 대대적으로 내부 클리닝 작업을 했습니다.  천연가죽 컨디셔너로 가죽시트를 청소해주고, 레자왁스로 내장재들을 닦아주니 한결 윤택이 나는 것이 참 좋습니다.  트렁크도 정리하고, 당분간 쓸일이 없는 스노우체인과 스프레이 체인, 성에제거액 등도 집에다 가져다 놨더니 깔끔해지더군요.

봄이 되면 떠오르는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학 캠퍼스인데, 예전에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캠퍼스를 거닐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썰렁했던 캠퍼스에 사람들이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던 모습들과 발랄한 신입생들의 모습들... 시간이 허락한다면 평일날 점심시간 즈음에 한시간 정도만 따뜻한 햇살을 쬐며 캠퍼스의 벤치에 앉아있고 싶네요.  직장인으로서 거의 불가능한 꿈인듯 하지만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노랫가사입니다.  고등학교때 배웠던 "봄이 오면" 이라는 노래인데, 봄만 되면 그 가사가 입가에 저절로 붙어 흥얼거리게 되네요.  휴대폰 벨소리도 다운 받았었는데, 폰이 바뀌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사라져 버렸네요. 또 돈내고 받기는 다소 아깝고, 직접 만들기에는 귀차니즘이 앞서네요.

봄이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 진달래 피는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젊은처자 꽃따러 오거든 / 꽃만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올 봄에는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어디 봄나들이라도 다녀오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잘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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